안녕하세요. 친구님의 가장 가까운 문학 친구 차차입니다.
친구님은 책을 어디서 구하는 편이신가요? 도서관? 온라인 서점? 차차는 주로 동네 서점에서 책을 삽니다. 서점 이름이 적힌 스탬프가 있으면 맨 앞장에 도장을 꾹 찍기도 하고요. 책을 펼칠 때마다 자연스레 이 책을 샀던 공간과 그날의 기억이 함께 떠올라서 좋더라고요.
책을 읽는다는 건 그 안에 담긴 내용만 읽는 게 아니라, 책을 둘러싼 나만의 기억과 감정을 쌓아 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할 두 편의 에세이도 바로 그런 이야기입니다.
독서경험문 은 독서라는 행위에서 뻗어 나온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세상에 단 한 권의 책밖에 남지 않은 것처럼 책을 읽는다면, 우리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요? 이번 호에서는 김신지 작가가 경험한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귀한 독서를 소개합니다.
다음 코너는 책방지기가 직접 가이드가 되어 서점과 동네 구석구석을 소개하는 서점여행 입니다. 첫 번째 목적지는 파주출판도시에 자리한 ‘사적인서점’입니다. 서점을 통해, 서점에서 만난 책 한 권을 통해 우리는 어떤 새로운 여행을 하게 될까요?
자, 그럼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 독서경험문 김신지 「세상에 단 한권의 책밖에 남지 않은 것처럼」
○ 서점여행 정지혜 「사적인서점에서 시작하는 파주 여행」
|
|
|
세상에 단 한 권의 책밖에 남지 않은 것처럼
45리터짜리 배낭 하나 메고 집을 떠난 건 스물셋 무렵의 일이었다. 태어나 보니 경상도 어느 산골 마을이었다. 아무 열매나 따 먹고 종아리가 덤불에 긁히는 줄도 모른 채 산천을 누빌 때 즐거웠지만, 내가 무언가 다른 것을 원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은 아늑하고 갑갑했다. 소문은 쉽게 고여 냄새가 났고, 본 적 없는 ‘다른 삶’을 상상한다는 건 힘들었다. 하루에 버스가 몇 대 다니지 않던, 버스를 탄대도 종착지가 시내 터미널이었던 마을에서 자라는 동안, 나의 바람은 단 하나. 여기가 아닌 다른 곳, 여기로부터 가장 멀고 낯선 곳에 가는 것이었다. 1년간 떠돌 여행의 시작점을 남미로 정한 것도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태어난 나라 밖을 그렇게 길게 떠돈 건 처음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고 온 내 방과 땀 흘리며 먹는 매운 음식, 친구나 가족도 그리웠지만 목이 탈 만큼 그리워졌던 건…… 모국어였다. 그때 내가 구사할 수 있었던 언어는 의무 교육 기간에 배운 영어, 떠나기 전 두 달 동안 급하게 익힌 초급 스페인어 정도였다. 생전 처음 보는 것들 앞에서 표현하고 싶은 게 한가득인데, 성긴 언어의 바구니에서 의미는 줄줄 새어 나갔다. 압도적인 풍경의 산맥이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켰는지 말하고 싶지만, 서툰 언어로 꺼내 놓으면 고작 그 속의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고 선 기분. 다정한 여행자나 현지인들은 내가 말을 끝맺길 기다려 주었고 나를 위해 천천히 말해 주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이상하게 더 외로워졌다. 레몬을 먹고 “새그럽다.”고 말하면 웃는 사람이 있는 세계, “그러니까 이건 원효대사 해골 물 같은 거네.”라고 말하면 누구든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세계가 그리웠다.
|
|
|
아르헨티나 바릴로체에서는 일몰 때면 노을에 붉게 물들어가는 설산을 볼 수 있었다. |
|
|
말하기의 허기를 채울 수 있는 건 읽기뿐이었다. 배낭에 넣어간 『론리플래닛』을 한 줄 한 줄 꼭꼭 씹어서 읽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여행자들의 필수품이던 두꺼운 책.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짧은 소개, 가 볼 만한 곳, 묵을 만한 숙소 추천 등이 담겨 있는 건조한 정보들을 연애편지라도 되는 양 반복해서 읽었다. 한국에서 사 들고 간 가이드북이 쓸모를 다해 현지에서 영문판을 사서 다녀야 했을 때부터는 유스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를 구석구석 살폈다. 먼저 떠난 이가 두고 간 한국 책을 발견할 때면 그렇게 기쁠 수 없었다. 보물처럼 품고 다니며 한 쪽씩 아껴 읽었다. 다 읽은 책은 아쉬워도 다음 사람을 위해 잘 보이는 곳에 꽂아 두고 떠났다. 누군가의 밤은 그 책으로 조금 덜 외로웠으려나.
짐의 무게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장기 여행자들에게 책은 벽돌 같은 거였다. 그럼에도 그때의 내게 가장 필요했던 건 그 벽돌이었다. 드물게 한국인 여행자와 동선이 겹쳐 잠시 동행하기도 했다. 헤어질 때 혹시 필요한 게 없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내 답은 늘 하나, 책이었다. 떠나는 이가 흔쾌히 건네고 간 책을 읽고 또 읽었다. 덜컹거리는 야간 기차 안에서 이 밤이 끝이 없을 거 같을 땐 글자를 하나씩 뜯어보기도 했다. 시옷은 지붕 같았고 미음은 작은 방, 피읖은 의자, 어떤 모음들은 울타리 같았다.
내내 배를 곯다가 누군가 차려 준 밥상 앞에 앉은 사람처럼, 사막을 횡단하다 오아시스를 만난 사람처럼 허겁지겁 모국어를 읽어 들였다. 무인도에 표류한 이가 너무 외로워 파도에 밀려온 통조림 캔의 글자를 몇 날 며칠 반복해서 읽었다는 이야기가 이해됐다. 그건 모국어에 대한 순수한 허기이고 갈증이었다.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독서는 그때 다 한 것 같다. 세상에 단 한 권의 책밖에 남지 않은 것처럼 읽었고, 몇 번을 읽어도 처음인 것처럼 읽었다. 이제 막 도착한 낯선 도시의 골목길을 산책하듯 행과 행 사이를 천천히 거닐었다. 담벼락을 손바닥으로 쓸어 보듯이 언어를 만졌다. 여태 내가 해 온 독서는 흘려 읽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간절함이 없으니, 다음에 얼마든지 읽을 수 있으니, 대충 읽어 왔을 것이다.
일 년 뒤 까맣게 그을린 팔다리로 귀국했을 때 친구들은 내가 살아 돌아온 걸 축하해 주었다. 떠난다니 말리지는 못했지만, 솔직히 네가 어떻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을까 봐 걱정했다고. 그 걱정에 걸맞은 모험담을 한바탕 늘어놓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차창에 머리를 기댄 채로 생각하곤 했다. 그 시간 동안 무사할 수 있도록 나를 살린 건 책인지도 모르겠다고. 비유가 아니라 몇 번쯤은 가방 속의 벽돌로서 내가 미처 몰랐던 위협에 방패막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너무 멀리 온 것 같아 희미해지는 기분이 들던 새벽, 외로움의 벼랑 끝에 서는 대신 이야기의 샛길로 빠질 수 있게 해 준 것도 책이었다. 책은 벽돌처럼 무거운 게 아니었다. 벽돌보다 훨씬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한 세계를 담고 있으므로.
시간이 흘러 그때 내가 어떤 책들을 만났었는지는 다 잊고 말았다. 하지만 6인실 도미토리에서 고산병에 시달리며 덜덜 떨었을 때, 이제 막 도착한 도시의 낡은 터미널에서 떠돌이 개의 온기에 기대 해가 뜨길 기다렸을 때, 이불을 일광 소독하는 숙소 주인 옆에서 지난밤 벼룩에 물린 데를 긁으며 햇볕을 쬐었을 때. 손에 쥐고 있던 한 권의 책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어주었는지는 잊지 않았다. 잊지 못했다. 어디서도 누구에게서도 받아 본 적 없는 위로였기 때문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이 작품들을 모국어로 읽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커다란 기쁨인가 새삼 생각하며 그 시절을 떠올렸다. 어떤 뉘앙스도 유실되지 않은 채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쉼표의 위치 하나로 달라지는 의미를 알아챌 수 있다는 것. 그 다행스러움을 모를 때, 우리는 우리가 이미 지닌 행운을 자주 놓친다. 오래전의 독서가 내게 가르쳐 준, 귀한 것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을 잊지 않은 채로 계속 읽고 싶다.
지금도 어딘가로 떠날 때마다 고심해서 고른 종이책 두어 권을 가방에 담는다. 여권을 확인하듯 손을 집어넣어 책의 도톰한 양감을 느끼고 안도한다. 그 무게를 ‘짐’으로 느끼지 않는 것, 책 한 권을 꼭꼭 씹듯이 읽는 습관도 다 그 시절에서 유래했는지 모르겠다. 시간은 유한하고, 느리게 읽는 사람은 적게 읽을 수밖에 없지만, 여전히 내게는 더 많이 읽는 것보다 더 깊이 읽는 일이 중요하다. 여행지의 낯선 풍경 앞에서 친숙한 모국어로 쓰인 책을 펼칠 때마다 나만 아는,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귀한 독서를 시작한다.
|
|
|
글쓴이 김신지
수필가, 행복의 ‘ㅎ’을 모으는 사람. 지은 책으로 『제철 행복』,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평일도 인생이니까』,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등이 있다.
|
|
|
사적인서점에서 시작하는 파주 여행
안녕하세요. 저는 파주출판도시에서 사적인서점을 운영하는 큰 책방지기 정지혜입니다. 사적인서점은 언니 지혜와 동생 지수가 함께 꾸려 가는 서점이에요. (언니인 저를 큰 책방지기, 동생 지수를 작은 책방지기라고 부릅니다.) 사적인서점은 파주출판도시에서도 깊숙한 곳, 막다른 길 끝에 자리 잡고 있어요. 우연히 지나가다 들를 수 없는, 이름 그대로 ‘사적인’ 곳에 숨어 있지요. 2016년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서 책을 처방하는 예약제 서점으로 문을 연 사적인서점은, 교보문고 잠실점에서 숍인숍으로 운영했던 시즌 2와 마포구 성산동 시절의 시즌 3을 거쳐 2023년 파주출판도시에서 시즌 4를 맞았습니다.
|
|
|
탁 트인 하늘과 키 큰 나무들. 파주의 아름다운 자연이 사적인서점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
|
|
한 사람을 위한 사적인 서점
‘사적인서점’이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한 사람을 위해 책을 처방하는 서점이라는 뜻입니다. 손님과 책처방사가 일대일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 뒤, 손님의 상황과 취향에 꼭 맞는 책을 추천하는 ‘책 처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인데요. 2016년부터 지금까지 1,700여 명의 손님이 책 처방을 받으셨지요. 처음에는 책 처방 프로그램만을 위한 예약제 서점으로 운영했지만, 지금은 서점 공간과 상담 공간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어요. 꼭 책 처방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가벼운 책 추천은 언제나 가능하니,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막막하다면 책방지기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세요.
스스로 책을 처방할 수 있는 ‘책 처방전’ 코너도 있습니다. 제목이나 저자 이름을 알 수 없도록 표지를 감싸고 ‘생각이 너무 많은 당신에게’, ‘남의 눈치를 보느라 나의 행복을 놓치고 사는 당신에게’처럼 상황이나 고민에 해당하는 문구로만 책을 고를 수 있도록 한 건데요. 표지나 제목, 저자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좋은 책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책 처방전 코너에서 뜻밖의 좋은 책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려 보세요.
책방지기의 취향이 가득 담긴 사적인 서점
서점 이름에 담긴 또 다른 의미는 책방지기의 취향이 가득 담긴 서점이라는 뜻입니다. 사적인서점은 두 책방지기가 좋아하는 것, 추구하는 것을 기준으로 운영됩니다. 서점에 입고할 책을 고를 때도, 행사를 기획할 때도, 공간을 채울 때도 마찬가지예요. 서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우리가 즐겁다면,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도 자연스레 그 기운이 전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적인서점에서는 두 책방지기의 관심사, 취향, 고민, 가치관이 반영된 책들을 만나 볼 수 있어요. 우리가 먼저 읽고 감동한 책, 손님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중심으로 진열하지요. 책을 소개할 때도 직접 읽고 밑줄 그은 책을 견본으로 함께 놓아둡니다. 우리가 이 책의 어떤 부분에 감응했는지 손님들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요. 특히 반응이 좋은 코너는 ‘책방지기의 인생책’ 코너입니다. 큰 책방지기와 작은 책방지기가 힘주어 추천하는, 삶의 어느 순간에 변곡점이 되어 준 고마운 책들을 진열해 두었어요. 책방지기의 흔적을 따라가며, 마음에 꼭 맞는 책을 골라 보세요.
|
|
|
(왼쪽/위) ‘책 처방전’ 코너에서 고민에 맞는 책을 골라 보세요. (오른쪽/아래) ‘책방지기의 인생책’ 코너에서는 두 책방지기가 힘주어 추천하는 책들을 만날 수 있어요. |
|
|
사적인서점에는 대나무가 심어진 중정이 있어요. 서점에 출근해 오픈 준비를 하고 있으면, 중정에서 쏟아지는 빛이 서점 안으로 차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댓잎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일렁이는 그림자 풍경도 볼 수 있고요. 그럴 때 행복이 손에 잡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이 행복을 손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중정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갈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책을 읽다가 풀 멍, 하늘 멍, 구름 멍을 때리기 좋지요. 가끔은 중정에 날아든 꿩도 볼 수도 있고요. (웃음) 너무 시끄럽고, 너무 화려하고, 너무 바쁜 도시의 삶에 지쳤을 때, 별장으로 훌쩍 떠나듯 사적인서점을 찾아 주세요. 지친 몸과 마음을 뉘었다 갈 수 있도록 언제든 자리를 내어 드릴게요. :)
|
|
|
중정이 보이는 소파에 앉아 책을 읽으면 손에 잡히는 행복을 느낄 수 있어요. |
|
|
📚 파주 여행의 기념품으로, 이 책을 추천합니다. |
|
|
『파주가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말들』
김상혁, 김잔디 지음, 난다 펴냄.
파주에서 살아가는 김상혁, 김잔디 부부의 산문집입니다. 파주의 아름다운 길 이름을 따라 나누는 부부의 교환 일기 같은 책이에요. 파주에서 자연스럽게 살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파주 여행의 기념품으로 이만한 책이 또 있을까요.
|
|
|
📍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파주 여행 코스
1) 리파크+지지향리파크는 라이브러리 스테이 지지향 1층에 위치한 카페입니다. 커다란 통창 너머로 수풀이 우거진 풍경을 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지요. 금요일 밤 지지향에서 묵고 토요일 오전 사적인서점에서 진행하는 얼리버드 북클럽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사적인서점에서 리파크까지 파주출판도시를 가로지르는 늪을 따라 걷는 길은 산책 코스로도 좋아요. 가을엔 가로수로 심어진 참나무 사이로 도토리가 토독토독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답니다. 걷다 보면 익숙한 출판사 이름들을 발견할 수도 있고, 국내외 건축가들이 설계한 아름다운 출판사 사옥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2) 명필름 아트센터(MFAC)영화제작사 명필름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지하에는 영화관(주말 및 공휴일만 상영), 1층에는 카페, 4층에는 스크리닝룸이 있어요. 영화인이 만든 영화관이라 그런지 시설이 무척 뛰어납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도 여기서 기술 시사를 진행했다고 해요. 4층 스크리닝룸에서는 명필름에서 제작한 영화나 고전 영화를 매일 무료로 상영하고요. 가끔 1층 카페에서 명필름의 마스코트인 강아지 ‘머털이’도 만날 수 있답니다. (테이크아웃 컵 디자인이 무척 예뻐요.)
3) 심학산 맛집 삼총사 파주출판도시에는 의외로 맛집이 많아요. 근사한 레스토랑은 다른 곳에도 많으니까, 파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를 소개해 드릴게요. 파주는 도토리와 장단콩으로 만든 두부가 유명한데요. 세 곳 다 맛있는 식당이니 취향에 맞게 즐겨 보세요.
|
|
|
글쓴이 정지혜
편집자, 서점원, 북디렉터를 거쳐 2016년부터 한 사람을 위한 사적인서점을 운영하며 책 처방사로 일하고 있다.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 『꼭 맞는 책』을 썼다.
|
|
|
오늘 함께한 두 편의 글, 어떠셨나요?
차차는 남미에서 파주까지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기분이에요.
책이 우리 곁에 남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죠. 만약 지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김신지 작가처럼 여행지에서 느리고 귀하게 읽을 책을 신중하게 골라 가져가는 것도 좋겠고, 여행의 첫날 서점에서 눈에 띄는 책을 사서 여행하는 동안 천천히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예요.
불쑥 떠나고 싶은 봄의 한가운데입니다. 이번 주말엔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어딘가로 떠나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귀한 독서를 즐겨 보면 어떨까요? (그곳이 파주여도 좋을 거고요.)
다음 주엔 또 다른 이야기를 들고 찾아올게요.
우리가 문학 속에서 조금씩 더 가까워지길 바라며 :)
차차 드림
|
|
|
스르르🌿 소설 중 인물 중에서 친구로 삼고 싶은 인물이 있냐는 질문에 어제 다 읽은 김멜라 작가의 <없는층의 하이쎈스>주인공이 생각났어. 사귀자의 손녀 아세로라. 아세로라가 나의 도전메이트라면 정말 무서울게 없을것 같아. 김화진 작가의 <도전메이트>를 읽으며 생각해봤어.
돌살이🪨 작은 이야기 속 희준과 유수에게 도전의 성공과 실패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네요. 무엇이 필요했건 둘은 수년간 서로를 찾았고 많은 것을 함께 했잖아요. 제게도 여러 계절 마음을 나눈 친구가 있는데요, 문득 희준과 유수처럼 올봄 같이 봄 냄새를 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실의 영토는 입체적>이란 제목을 본 순간 종일 납작했던 마음이 부풀었어요. 시야가 닿지 않는 곳까지 볼 줄 아는, 내 삶과 일상의 독자가 되어야겠다 작은 다짐을 해봅니다. "어떤 책이 한 사람에게 남긴 흔적"이라는 차차의 말이 좋아서 오래 들여다봤답니다. 차차의 말들도 제게 흔적을 남기겠죠... 몸도 마음도 고된 하루 끝에 누군가 안부 인사를 건네주는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익명의친구🌼 햇살 닮은 거품 위로 너의 웃음이 방울방울 떠오르고, 살랑이는 봄바람처럼 보고 싶은 마음이 장난스럽게 스쳐가고, 이 계절, 너와 맥주 한 잔에 웃음이 넘치면 참 좋겠다.
서니☀️ 도전 메이트라니 희준과 유수의 관계가 참 부러워요! 마침 어제 인스타 쇼츠에서 사카구치 켄타로가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을 봤어요. 한 번 맺은 인연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이어져있다는 말에 놀랐어요. 저는 좋았던 관계를 꾸준히 이어나가기 어려워하는 사람이거든요. 멀어진 사람에게 먼저 연락도 잘 못하고 멀리서 그냥 잘 살고 있구나만 확인해요. 그래서 희준처럼 먼저 연락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물론 불쑥 날아온 메시지에 답장을 쓸 줄 아는 유수도 닮고 싶습니다🤭
|
|
|
친구님
오늘 차차의 편지는 어땠나요?
여행지에서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잠시 시간을 내서 차차에게 쪽지를 보내주세요.
(답장 기다릴거야 ~)
그럼 다음주 수요일에 만나요. 안녕! |
|
|
📢 차차의 편지가 마음에 든다면 친구에게 소개해 주세요.
|
|
|
|